지식의, 지식에 의한, 지식을 위한 블로그

어머니께서 지난 주말에 날씨가 점점 쌀쌀해져서 그런지, 옷장에서 가을옷을 꺼내서 정리하시다가 내친김에 온 가족의 옷정리를 하셨습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하신 일이라 생각보다 버릴 옷이 많으시다며 거의 다섯 보따리 정도 나온 옷더미를 맞은편 앞동 앞에 '헌옷수거함에 버려라'라며 저에게 말씀하시며 주셨는데, 무거운 옷더미를 들고 집 밖으로 나왔긴 하지만 저는 절대 헌옷수거함이나 의류수거함에 옷이나 의류, 이불따위를 넣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러한 옷가지를 재활용품 수거하는 곳에 놔두면 진짜(?) 어렵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알아서 가져가셔서 사용하시기 때문이죠. 



많은 분들이 동네 곳곳에 설치된 이러한 '헌옷수거함' 또는 '의류수거함'에 헌옷이나 입지않는 옷을 넣으시며 생각을 하십니다. '이 옷들은 불우한 아이들에게 전해져 의미있게 사용될 것이다.' 라고 말이죠. 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수거함에 넣은 옷은 하나의 '기부'형태가 되어 지금 이 옷이 진짜 필요한 사람들이나, 혹은 제3국가에 보내지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이 수거함의 진짜 용도와 진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후론 절대 '헌옷수거함', '의류수거함'에 제 옷을 넣지 않습니다.


의류수거함/헌옷수거함의 진실


유독 추웠던 2016년 1월경 어느날, 인천에 거주중이던 몽골출신 유학생 3명이 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자취방에서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추위를 참지 못한 이 유학생 3명은 밖으로 나와 쓰레기 더미 옆에 있던 '헌옷수거함'을 발견합니다. 이 수거함이 옷을 버리는 곳이라고 생각한 유학생 3명은 추위를 참지 못해 남들이 버린 옷이라도 입어야겠다는 생각에 수거함을 열어 바지 3벌목도리 1개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유학생들이 옷을 꺼내던 장면을 목격한 근처에 있던 경찰은 이들 유학생 3명을 체포합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이들 유학생들이 수거함에서 옷을 꺼낼때, 2명 이상에 시간이 새벽 2시45분 이었다는 이유로 '특수 절도죄'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고 시민들은 황당해 합니다. 저 또한 어이가 없었어요. '좋은곳에 쓰라고 기부한 옷을 정말 필요한 이들이 꺼내 입었는데 왜 체포를 하지?' 라고 말이죠.


알고보니 이러한 헌옷수거함이나 의류수거함은 국가 또는 일부 봉사단체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고, 개인 사업자가 설치해놓은 개인 사유물 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헌옷수거함이나 의류수거함에 옷을 집어넣는 순간 이 옷은 수거업자의 사유물이 되버린것이죠. 개인의 사유물을 건들였으니 위에 말한 몽골 유학생 3명은 경찰에 체포된 것입니다.



저와 우리를 더욱 화나게 만드는건 이러한 헌옷수거함들 앞에는 버젓이 '사랑의 나눔터'와 같은 글귀가 적혀있는데, 누가봐도 이 수거함에 옷을 넣으면 우리들 주변의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될것만 같은 착각을 들게 합니다. 하지만 저런 글귀와는 다르게 이러한 수거함은 '기부목적'이 아닌 철저히 '영리목적'에 의해 설치된 것들입니다.


이렇게 미끼를 물어븐 우리들을 현혹하여 수거된 옷들은 의류 중 상태가 좋은 옷들을 선별하여 세탁이나 손질을 거쳐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에 수출을 하게되는데, 상태가 많이 안좋고 찢어진 옷들은 일반 고물들과 마찬가지로 톤 단위로 고물상에 판매하여 1kg당 평균 600원 선으로 300원 정도인 고철에 비하여 2배 가까이 더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월 매출 500~1000만원 수준.  


모든 수거함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우리가 봐오던 대부분의 수거함들은 이러한 수익 때문에 동네 곳곳에 설치된 불법수거함들 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수거함은 좋은 의도인줄 알고 헌납했던 우리들을 속이는 것 또한 문제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도시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경찰(혹은 국가)은 날씨가 추워서 헌옷수거함을 뒤진 유학생을 체포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기 보단, 이러한 불법수거함을 제거하는데 더욱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모든 이미지는 화질불량이 아닌, 임의로 블러처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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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이런 사실이..
    저희 집 앞에 있는 수거함도 이런지 모르겠지만 배신감이 크네요 ㅠ ^ㅠ..
  2. 헐 진짜 좋은 글이네요.
    저도 못입는 옷이 많아서 집에 쌓아놨었는데
    아파트 안에 저 의류수거함 있어서 저기다가 모아서 넣으려고 했었거든요.
    근데 저게 영리목적인지 지금에서야 알게 됬네요.
    참 좋은 글인 것 같아요b
    널리 널리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따봉!!!
  3. 서로 좋으라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저기에 안넣으면 결국 종량제 봉투 사서 버려야 하는데 공짜로 버릴 수 있으니 버리는 사람 입장에서도 더 좋은거 아닐까요?